사람은 늘 집단에 소속되어 있다. 태어난 직후 가정, 그리고 조금씩 성장하면서 어린이집이나 학교에 소속되고 그 이후엔 자신의 필요에 따라 여러 모임이나 기업에 소속되기도 한다.
이러한 집단은 공통적으로 타인과 소통할 기회를 줌으로써 개인의 성장과 정서적인 안정감 등의 이점을 제공하며, 동시에 그 집단에 원활하게 속하기 위해 행동을 제약하기도 하고 그로 인해 생각의 방향에 있어서도 속해있는 집단의 영향을 받게 된다.
왜 집단에 소속되려 하는가?
과거 인류는 생존을 위해 집단을 만들었다. 육체능력이 생존을 좌우하는 야생환경에서 인류는 날카롭고 강한 치아와 발톱도, 강한 힘을 내는 근육도, 보호색이나 독조차 지니지 못해 다른 동물들이 노리기 아주 좋은 먹잇감이었다. 그런 인간들은 다른 먹잇감(초식동물)들처럼 자연스럽게 생존을 위한 무리를 이루게 되었고, 무리에 속하지 못하는 개체는 더 강한 육식동물들의 먹잇감이 되기 마련이었다. 그들은 살아남기 위해 뭉쳤다.
집단의 발전과 사회성
집단을 이루니 그 집단 안에서도 자연스럽게 더 우월한 개체와 열등한 개체가 나누어진다. 육체능력이 조금 더 뛰어난 인간, 먹잇감의 특성을 통해 사냥 전략을 잘 꿰고 있는 인간, 먹어도 되는 식물에 대한 지식을 보유한 인간. 더 우월한 개체들은 그들의 능력이 집단의 생존에 기여함에 따라 개체의 가치가 올라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었고 그러한 개체 중 특히 영향력이 큰 개체들은 ‘리더’가 되었다.
다른 개체들은 가장 높은 지위를 얻은 리더와 구성원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능력), 잘 보임으로써(사회성) 다음으로 좋은 지위를 쟁취하기도 하고, 혹은 집단 안에서 자신을 따르는 이들을 모아 새로운 집단으로 독립하거나, 혹은 리더와 경쟁하여 승리함으로써 새로운 리더로 올라선다. 집단의 힘이 강할수록 더 높은 생존률을 보장하기에 외부에서 새로운 인간들이 유입되었고, 강한 집단은 다른 집단과 경쟁에서 승리해 집어삼키기도 하며 계속해서 덩치를 키워나갔다.
과거 수렵만으로 생활할 때에는 지속적으로 이동해야만 먹잇감을 구할 수 있었기에 기동력과 효율면에서 일정 크기 이상으로 집단의 인원수를 늘릴 수 없었지만, 농업이 시작되면서 정착생활이 가능해지며 집단의 무제한적인 성장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정착생활을 시작한 집단은 부족에서 시작해 마을, 도시, 왕국, 나라로 점차 발전하게 되었다.
현대 집단의 오류
집단은 집단 전체의 생존을 좌우하는 ‘리더’의 생존을 가장 우선시하고 다음으로 집단 구성원들의 생존을 중시한다. 집단(리더)은 생존을 이어왔다는 확실한 선례가 있는 과거의 경험에 크게 의존하게 되고, 그에 따라 집단의 방향성에 있어 보수적인 선택을 고수하게 된다. 집단의 개체들은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기 위해 리더 혹은 집단의 방향성을 따라가는 사회성을 습득하고 있어 이러한 선택이 자신의 생각과 맞지 않더라도 합리화를 통해 생각을 고치고 따라간다.
하지만 혁신과 새로움을 추구하며 전례없는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는 현대에는 이 집단의 특성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새로운 기술과 능력을 구사하는 사람은 가치를 인정받아 생존하기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반면 집단의 방향성을 맹목적으로 따르며 보수적인 입장을 고수하는 사람은 특별한 가치를 보이지 못해 평범한 사람으로써 국가가 보장하는 ‘생존’만을 이어가게 된다.
‘생존조차도 얼마나 귀한것이냐’고 한다면 과연 현대 사회에서 기본적인 의식주만 보장받는 삶이 과연 현대인에게 가치있는 삶일지 묻고 싶다.
현대인이 집단을 대하는 태도
물론 집단은 현대인에게도 중요하다. 여러 사람과의 교류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자신이 바라는 목표에 도움이 될 인재를 만날 기회가 생기는 등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 목적들을 가진 커뮤니티들이 생겨나고 있고 그보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다양한 커뮤니티에 속하고, 속하려 노력중이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 집단에 너무 맹목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된다. 현대 사회는 적당한 그룹보다 한명의 우월한 인재를 우선시한다. 집단과 약간의 거리를 두고, 자신을 우선시하며 갈고닦는것이 중요하다. 너무 집단을 ‘개인의 성장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이나 불편함 따위의 감정이 들 수 있지만 그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당신이 성장을 통해 성과를 내고 나서 그 집단에게, 사람들에게 보답을 주는 편이 별다른 일 없이 그저 즐겁기만 한 관계보다 훨씬 생산적이고 건강한 관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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